전교조 교사들이 낸 `이의 사건' 기각

(서울=연합뉴스) 이광철 기자 = 교사들이 무단으로 재단 비리를 비판하기 위해 학교 경계선 안에서 집회ㆍ농성을 하고 리본을 착용했다면 인격권 침해에 해당돼 근로기준법 등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왔다.

대법원 2부(주심 손지열 대법관)는 교내 농성ㆍ시위와 `족벌재단 퇴진' 등의 문구가 적힌 리본, 배지 착용을 금지한 가처분 결정에 전교조 소속 교사 20여명이 낸 이의 사건을 기각했다고 12일 밝혔다.

재판부는 판결문에서 "리본, 조끼를 착용한 것은 단순히 노조 내부 단결을 위한 게 아니라 재단측에 위력을 보이는 외부적 집단행동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고, 근로조건 향상과 별다른 관계가 없는 내용이라 전교조의 적법한 단결권 행사에 제한을 둔 것은 아니다"고 판시했다.

재판부는 또 "학생들의 교육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수업 시간에 재단측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일정한 행위를 금지한 원심의 판단은 수긍할 수 있고, 수업 내용을 포괄적으로 제한했다고 볼 수 없다"고 덧붙였다.

재판부는 이어 "학교 시설물로 범위를 한정해 학교장 승인없이 전교조 활동을 위한 장소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한 원심의 판단은 현행 교원노조법 취지에 비춰 수긍할 수 있고 전교조 활동을 포괄적으로 금지했다고 볼 수 없다"고 판단했다.

D학교법인과 소속 학교장들은 이모씨 등 교사 20여명이 학교 경계선 안에서 재단 퇴진을 주장하면서 농성을 하고, 리본을 착용하거나 시위용 물품을 반입하자 이를 인격권 침해라며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했고, 원심은 신청을 받아들였다.